정글자본주의

리비아 방문기

金 素軒 2009. 9. 29. 18:39

90년대 초 200만야드 섬유원단을 리비아 조달청에 납품하였으나 일부 대금이 지불되지 않아 싱가포르를 거쳐, 아테네에서 입국비자를 기다리는 하루 동안 파르테논 신전을 비롯한 그리스 신화 유적지들을 주마간산 격으로 둘러보고 다음날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하였다.

외화 소지 금액 및 입국 사유 등을 묻는 공항직원의 검색이 까다롭다.

트리폴리 시내 들어가는 도로변에 동아건설 캠프가 보인다.

열사의 사막에 세기적인 대수로 공사를 수행하는 동아의 저력이 대단하다.

시내 투숙한 해변 가에 위치한 호텔 부근에도 대우에서 아파트, 병원 대단지 공사를 하고 있었다.

무더운 사막에서 오일 달러를 벌기위해, 몇 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는 건설회사 직원들의 노고가 눈물겹다.

호텔에서 가끔 북한에서 온 기술자, 노무자들도 보인다.

이역만리 아프리카 북단까지 외화벌이를 하러온 동포들을 만나니 반갑다.

호텔방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으니 머리카락이 뻣뻣해지고 빗으니 빗이 부러진다.

현지인에게 물으니 수질에 광물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그렇단다.

금수강산이 그립다.

조달청 구매 담당자에 가져간 고급선물을 주고 대금 미지급 사연을 물으니 제품일부에 하자가 있으나 커미션을 주면 잔금을 지급 하겠다고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카다피 독재자와 관료들은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를 두고, 돈만 챙기고, 가난한 민초들만 불쌍하다.

6,70년대 부패한 군사정권하에 김형욱 중정부장이 스위스 은행에 빼돌린 돈으로 미국에 망명하여 호의호식하고 카지노 게임에 몰두 한 게 생각난다.

얼마 전 D건설 C회장이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에서 거액을 대출하고, 비자금 조성*횡령한 죄로 실형이 선고되었다.

C회장은 70년대 초 육체파 여배우 K와 몇 년 살다가 헤어지고 ‘커피한잔’의 가수 B와 살더니 이혼하고, 미모와 지성을 갖춘 미스코리아 출신 TV 음악회 사회자인 J와 20여년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하였다.

사막을 옥토로 바꾸는 대수로 공사를 하면서 카다피도 만난 세계적인 사업가 C가 재력을 바탕으로 온갖 염문을 뿌리더니, 결국은 회사도 날리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다.

내일을 모르는 인간에게는 한 때의 부(富)와 색(色)이 다 헛것인 것을!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무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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