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訪記

수덕사 법회 심방기

金 素軒 2008. 11. 17. 20:20

 -수덕사의 여승-

 

11월 16일 오전 8시반경 40명의 법우들이 모여 순례법회 일정으로

충남 예산 덕숭산 자락에 위치한 수덕사로 향한다.

평택항을 바라보며 서해대교를 지나 행담도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11시경 수덕사 입구에 도착이다.

수덕사는 대한 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로 구한말 경허(鏡虛)스님이 선풍을 일으킨 뒤 만공(滿空)스님의 중창으로 번성하였다.

 

 

 

일행은 경내를 관람한다.

입구에는 수덕여관이 있다.

세계적인 화가 고암 이응로(1904-1989)화백이 동백림 간첩사건으로 서울로 붙잡혀와 옥살이를 하고 풀려나온 고암이 수덕여관에 머무르면서 삼라만상의 영고성쇠를 문자적 추상으로 새긴 암각화가 뜰에 여러점 있다.

 

                     -이응로 화백이 거주한 수덕여관-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

 

일주문을 들어서 여러 문과 전각을 지나면 대웅전 마당이다.

수덕사 대웅전은 봉정사의 극락전, 부석사의 무량수전에 이은 세 번째 최고령 고려 후기 목조 건축물로 국보 제49호다.

대웅전 창건 700년 기념으로 여러 가지 국화가 앞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탁 트인 전망으로 마음이 후련하고, 도시에서 찌든 마음의 업이 한 꺼풀 벗겨지는 것 같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12시에 공양간에서 점심공양이다.

사전에 연락이 되어서 인지 정성스레 제공한 절밥이 진수성찬이다.

여러 가지 나물과 떡 그리고 수박이 디저트로 준비되어 있다.

공양을 마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오후 1시부터 심연당에서 수덕사 방장이신 설정 큰스님을 모시고 법회를 가진다.

반야심경을 염불하고 큰스님께 3배의 예를 올린 후  법문을 듣는다.

선법문을 1시간여 듣고 108배를 올린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법회를 마치고 가이드의 안내로 경내를 참관한다.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절 입구 수덕식당에서 뒤풀이로 간단한 곡차를 마시면서 서로가 건배를 하고 귀경길에 오른다.

휴일 고속도로 정체로 인하여 9시가 조금 지나 압구정동에 도착하여 다음 법회를 기약하며 헤어진다.

 

경내 현수막에 쓰여 있는 경구(警句)와 선시(禪詩)가 늦가을 만산홍엽의 덕숭산 수덕사를 방문하여 길(道)을 찾는 나그네에게 사바세상의 거친 세파(世波)에 찌들고 지친 육신에 맑은 영혼을 불러오는 감로수(甘露水) 같다.

 

행복은 큰 행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일어나는 작은 일에서 쌓인다.

눈앞의 일에 만족하면 그 자리가 선경(仙境)이다.

물이 맑아야 달이 환하게 물에 비추듯이

등불은 어둠을 비추고, 내 마음은 나를 밝힌다.

 

구름이 걷히면 하늘이 드러나듯이

마음 가운데에 있는 모든 망상(妄想)이 걷히면,

저절로 천진(天眞)이 드러난다.

고통과 어지러운 경계를 다 가라 안칠 법이

‘나(我)를 찾는 일이지, 나는 누구인가?’

-덕숭총림 방장 원담-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지혜란 더 이상 생사의 괴로움을 받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것은 해탈의 경지를 말하며 모든 속박을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는 계기다.

 

空山理氣古今外 빈 산의 이치와 기운은 옛과 지금의 밖에 있는데  

白雲靑風自去來 흰구름 맑은 바람은 스스로 오고 가누나.

何事達磨越西天 무슨 일로 달마는 서천을 건너 왔는고?

鷄鳴丑時寅日出 축시엔 닭이 울고 인시에 해가 뜨네.

-滿空선사 오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