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訪記

봉선사 법회 심방기

金 素軒 2009. 9. 21. 18:32

한여름 무더위가 지나고 朝夕으로 서늘한 초가을 일요일 아침 9시

40여명의 선후배 법우님들이 압구정동에 모여 광릉수목원 인근에 위치한

봉선사로 향한다.

예상보다 교통체증이 덜하여 1시간 남짓 걸려 절 주차장에 도착이다.

일부 법우님들은 자가용으로  와서 기다린다.

봉선사는 남양주 진접읍에 위치한 조계종 교구 본사이며 조선 임금 세조의 명복을 비는 사찰이다.

입구에 일주문을 지나니 연꽃, 수련, 창포 등 수생식물들이 자라는 커다란 연못이 있다,

 

 

일제 강점기 봉선사를 중창하신 운허스님의 친척 형이 되는 춘원 이광수도 해방 전후 여러 해 은거한 일이 있기 때문에 이광수 기념비가 절 입구에 세워져있다.

또한 80년대 초 전두환 폭압정권시절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지조와 강단 있으신 모교 사학과 이상신, 강만길 두 분 교수님께서 당국의 수배령을 피해 이곳에 은거하시면서 저술활동을 하신 유서 깊은 사찰이다.

500년된 느티나무가 일주문 기둥을 대신하듯이 서있다.

대웅전 편액이 한글로 ‘큰 법당’으로 쓰여 있어 다른 사찰과 특이하다.

또한 주련(柱聯)이 우리말 게송(偈頌)으로 쓰여있다.

운허스님의 불교대중화에 대한 의지가 담긴 현판과 주련이다.

 

-대웅전- 

운치가 있는 경내를 둘러보고, 절 뒤편에 위치한 소나무, 전나무가 어우러진 산책로를 걷는다.

사색을 하며 걸을 수 있는 울창한 숲길이다.

 

점심공양을 하고 법회를 위해 설법전에 모인다.

삼귀의를 치르고 회장님 인사말씀을 듣고, 입정을 한 후

봉선사 조실스님으로 계시는 월운 큰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월운 조실스님 법문- 

요약문: ‘일도 바쁘고 놀러가기도 바쁜데 산중 불교모임에 다수 지식인 여러분들이

참가해줘서 반갑고 고맙다.

말사인 수종사에 초청받아 바삐 다녀온 길이다.

현대화와 전통의 한계가 어디까지냐?

맥이 소목(昭穆) 즉 아래위를 구분하는 것이다.

모든 의식과 제도가 소목이 어우러지면 논리가 성립 안 되고, 갈등이 풀어진다.

불교가 다음세대에 이어지길 염원하며 즐기는 불교는 필요 없다.

축원이 길면 안 된다.

자기 마음을 자기가 격려하는 것이 축원이고 발원이다.

부처님의 첫마디가 고집멸도(苦集滅道) 하나의 공통된 진리다.

능력 따라 향유하고 향유 한 만큼 누려라.

6,25동란중 52년말 동래 법어사에서 운허스님과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능엄경 설법시작 연유로 하여 불경번역 하는데 참여하였다.

불교는 인간본성 지키기 운동이다.

나 자신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매사에 겸손 하라.‘

법문을 마치고 큰스님과 큰법당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가이드의 사찰유래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

이어서 길건너 광릉 모퉁이에 위치한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휘경원을 방문한다.

조선 임금 정조의 妃이며 순조의 모친 능이다.

능이 아담하고 잘 다듬어져 있다.

 

 

답사를 마치고 ‘사랑채’에서 해물파전과 동동주로 곡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뒤풀이를 마친후

선후배 법우님들과 오늘의 깨달음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목마르면 맑은 물 마시고

심심하면 솔그늘 거닐으소

여기에 무진장 갖추었음을

그대 반긴 부처님의 뜻이라오 (청풍루의 주련(柱聯)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