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Aging Power 想念

金 素軒 2008. 7. 21. 19:56

72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지 39년이 지났다.

주마등같이 흘러간  세월과  늙어가는 미지의 앞날에  대한 회한과 상념이 가득하다.

보랏빛 꿈많던 학창시절은 아스라한 추억으로 남고, 흘러간 청춘에 대한 한탄과 결혼, 가족, 생업이란  굴레에서 생존을 위해, 가족을 위해 정신없이 헤매면서 모질고 거칠게 살아 온것 같다.

온갖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몸으로 부딪히고, 무한 경쟁사회에서 자본의 노예가 되어 힘겹게 싸우다가 개선장군이 되기도 하고 패잔병이나 낙오병이 되기도 한다. 

마음의 여유와 사색과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기보다, 존재를 위해, 출세를 위해, 욕망을 위해 불나방 같이 휩쓸리면서 살아온 것 같다.

그동안 환희와  悅樂의 시간도 있은 것 같고, 고통과 슬픔과 쓰라림 그리고 좌절과 체념의 순간도 맞이 한 것 같다.

 

세월이란 무게에 더하여 서서히 인생이란 마라톤 코스 종착점의 초입에 들어서는 나이다.

그동안 애지중지 키우고 고운정 미운정이 든  자식이란 인연도 저들끼리 제짝을   찾아   부모곁을 떠나기 시작한다.

남은 여생이 富와 사회적인 명예가 더해지면 금상첨화지만, 가난하고 이름없는 들꽃처럼 사그러 진다해도 운명이라 여기며, 중국 故事에서 말한 부귀와 명예를 헌신짝같이 버리고, 천하를 주유하며 풍류로 소일한 竹林七賢 선비들과 전원시인 陶淵明의 '歸去來辭'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安貧樂道를 배우고 싶다.

'富와 貴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고, 천국도 기대할 수 없는 것.

자연이 있는 전원으로 돌아가리....'

 

대기업에 30여년간 근무하고 퇴직한 친구가 대포한잔 하면서 말하기를

'지나간 젊음을 출세와 회사를 위해 인생의 전부를 다 바치고, 실적과  이윤의 노예가 되어 조직에 충성을 다하였는데 머슴살이 그만 두고 나니 갑자기 삶이 허전하고 초라해 보인다'는 넋두리를 듣고나니

온실에서 지내다가 또 다른 세상의 거친 들판에 내동댕이 쳐진 모습에 삶의 진정한 가치란 성공과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내면적인 수양과 비우는 마음에 달려있다는 조언아닌 현실과 동떨어진 酒酊으로 응대한다.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는 Young Old 예찬론에서 말하기를  

'나이듦은 소멸이 아니라 성숙이다.

나이듦은 후퇴가 아니라  새로운 성숙이다.

나이들수록 더욱 강해지는 힘이 Aging Power이다.

Young Old는 55-75세까지의 '新中年'이다.

고학력, 도시화 및 세계화의 수혜자이며, 풍부한 경험과 정보, 균형 감각등을 지닌 요즈음의 새로운 노년층이다.

사회적 파워인 폭넓은 인맥과 정보력등 가시적인 파워에 못지않게, 오랜 연륜의 산물인

감성지수(E.Q)와 성숙이란 개념이 더해진다.

신체적인 건강과  고매한 정신,  영적인 건강도 중요하다.

21세기는 영성의 시대이다.

인생의 참맛은 초월에서 오고, 진정한 행복은 맑은 영혼에서 온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잘 나가던 지난시절을  잊고 오늘만 생각하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Aging Power 7계명

-사람은 떠날때를 알아야 한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자.

-옛날 명함을 잊어버려야 한다.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이웃을 다양하게 사귀고 자식에게 기대지 마라.

-받은 만큼 사회와 이웃에 돌려주자

진정한 베풂의 기쁨을 누리자.

-역전의 기회는 있다. 스스로를 사랑하라.

-운동과 감동은 노.퇴화를 막는다.

생생하게 느끼고 계속 움직여라.

 

우리들 인생살이가 온실에서의 삶도 가슴아픈 사연이 있고, 거친 들판에서 자라나는 야생화도  이리저리 짓밟히고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한떨기 꽃으로 피어난다.

각박한 이해타산적 사회에서 나이가 들면서 서로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하고, 기쁨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고,  모임에서 만나서 술한잔 나누며 회포를 풀 수 있는 친구가 있고, 등산

이나  골프를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으니 신명도 나고, 마음도 부자고, 남은 여생도 외롭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年輪이 쌓인 성숙의 경지에서 老醜와 老慾을 경계하며, 

모든 현상에 대해 대승적으로 생각하고, 크고 넓게 바라보고 싶다.

 

莊子는 ‘逍遙遊’에서

마음이 가는대로 이리저리 자유롭게 거닐면서 자연을 벗 삼아

풍취를 즐기며 살아가는 삶을 동경하며, 물욕에서 자유롭고 자연과 친화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거닐며 자유자적함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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