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명정(酩酊)의 상상력

金 素軒 2008. 8. 1. 00:51

 

 

-술이 죄(罪)다-

술은 죄의 씨앗이며 악마의 유혹이다.

술은 그자체로 도덕적, 종교적 함의를 갖는 대상으로 정죄(情罪)된다.

선(善)이 건강한 것 및 해로운 것과 얽혀 있듯이

도덕적 실패는 물리적 실패와 그리고 악(惡)은 해로운 것과 얽혀 있다.

 

-술은 그자체가 무죄-

술은 그저 음식의 일종일 뿐이다.

음식으로서 알코올도 제로 도(度)일 뿐이다.

술이란 기껏해야 그 알코올의 도수 속에 무의식적으로 응결된 상상적

위화감일 뿐이다.

술은 중성적, 즉자적으로 즐기게 만드는 그 무지(無知)탓에

역설적으로 술은 잘 마시면 약이고 못 마시면 독이다.

약주, 반주 어휘들은 술의 정체를 희석시키거나 요소 주의적으로

환원시킨다.

 

-죄가 있다면 그것은 술-

술은 개인의 취미나 취향을 드러내는 기호의 생활이다.

술과 술자리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며,

개인의 자기표현이다.

열정과 영웅적 기개와 부조리하게 결합한다.

개인의 선택과 이에 순응하는 취향이다.

 

-술은 생활방식의 일종-

친구가/를 좋아/찾아 술을 마신다.

주도에도 바둑이나 장기처럼 級과 段이 있다.

진정한 술꾼은 참된 풍류(風流)를 즐긴다.

그러나

늙으면 잔 들어 권 할이 없으니 서러워 해야 할  세상이 기다린다...

 

 

-故 조지훈 교수님의 酒道有段에서 발췌-

 

부주(不酒), 외주(畏酒), 민주(憫酒), 은주(隱酒)는 술의 진경,

진미를 모르는 사람들이요,

상주(商酒), 색주(色酒), 수주(睡酒), 반주(飯酒)는 목적을 위하여 마시는 술이니,

술의 진체(眞諦)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학주(學酒)의 자리에 이르러 비로소 주도 초급을 주고,

주졸(酒卒)이란 칭호를 줄 수 있다.

이제 겨우 술의 세계에 입문(入門)하여, 술에 대하여 조금 알기 시작하였다는 뜻이다.

반주(飯酒)는 2급이요, 차례로 내려가서 부주(不酒)가 9급이니

그 이하는 9급도 못되는 척주(斥酒) 즉, 반(反) 주당(酒黨)들이다

 

 애주(愛酒), 기주(嗜酒), 탐주(耽酒), 폭주(暴酒)는

술의 진미(眞味), 진경(眞境)에 도달하여 진정한 술꾼의 길에 들어선 사람이요,

장주(長酒), 석주(惜酒), 낙주(樂酒), 관주(觀酒)는 술의 진수를 체득하고

다시 그 경지를 초월(超越)하여 자유자재(自由自在)로

임운목적(任運目適)하는 사람들이다.

애주의 자리에 이르러야 비로소 술에 대하여 개안(開眼)을 했다하여

주도(酒道)의 초단을 주고, 주도(酒徒 : 술을 따르는 무리)라는 칭호를 줄 수 있다.

기주(嗜酒)가 2단이요, 차례로 올라가서 열반주(涅槃酒)가 9단으로 명인(名人)의 경지,

즉 주태백의 경지에 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상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니 단을 매길 수 없다

 

그러나 주도의 등급은 때와 곳에 따라,

그 질량의 조건에 따라 비약이 심하고 강등이 심하다.

다만 이 대강령(大綱領)만은 확고한 것이니 유단의 실력을 얻자면

수업료가 기백만 금이 들 것이요,

수행 년한 또한 기십 년이 필요할 것이니라

(단, 천재 (天才)는 차한 (此限)에 부재 (不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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