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訪記

속리산 '법주사' 법회 尋訪記

金 素軒 2008. 3. 17. 21:53

16일 아침 8시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39명의 불자교우회 법우들이 모여서 속리산 법주사로 향했다.

얼마 전 새로 개통된 청주-상주 간 고속국도를 이용하니 속리산 입구 꼬불꼬불한 말티재 고갯길을

돌고 돌아 10시 40분경 법주사 주차장에 도착이다.

주차장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진입로의 오래된 참나무 길도 운치가 있고,

맑고 고요하게 흐르는 차가운 냇물이 상쾌함을 주고,

쌀쌀한 찬바람이 봄을 시샘하는 것 같다.

 

점심공양 전 경내를 두루 산책한다.

신라 진흥왕 14년(553) 의신 스님이 창건한 고찰은

法이 안주 할 수 있는 脫俗의 절이라 하여 法住寺이다.

기나긴 세월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자연과 함께 느끼고 숨 쉴 수 있는 미륵신앙의 요람이다.

거대한 금동불상의 위용에 감탄하고, ‘팔상전(捌相殿)‘이라 불리는 목탑과

쌍사자석등(국보 5호), 사천왕석등(보물 15) 국보 보물을 구경하고 대웅보전, 원통보존, 명부전 등을 둘러본다.

 

사찰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여러 가지 나물로 비빈 비빔밥과  미역국 그리고  팥죽을 곁들인

점심공양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대웅보전에서 법회를 시작한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하신 선(禪), 교(敎), 율(律) 삼학을

두루 겸수한 원로 대덕이신 혜정 큰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수행의 세계와 사바세계를 넘나드는 무애(无礙)의 가르침을 실천하시고

오랜 세월에 걸쳐 길러진 수행력이 인생에 대한 통찰과 혜안이 돋보이신다.

 

불교는 신중심의 종교가 아니라 인간중심의 종교이다.

불자는 인간적으로 살아야한다.

인간은 육신과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육신을 태우면 재가 되고 흙으로 돌아간다.

육신을 끌고 가는 물건이 마음이다.

마음은 형상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허공 같고 바람 같은 것이다.

마음은 있고 없는 것을 초월한다.

물이 모든 것을 씻어 주지만, 물자체를 씻어 줄 수 없다.

 

무심한 경지란 허공 같아서 막힘도 없고 거리낄 것도 없고,

목석과 같이 움직임도 없고 흔들림도 없다.

모든 본질은 空 이다.

色(물질)이 空(없어짐)하게 되고, 空(보이지 않음)에서 만물이 창조된다.

자신을 아는 것이 성불의 자리다.

 

‘허공이 땅에 떨어지는 것과 잣나무가 성불하는 것’ 이 같으냐? 틀리냐?

화두를 던지신다.

법우들이 대답이 없으니 잠시 후 ‘할’하시며 사자후를 토하시고 호되게 꾸짖는다.

의심덩어리 하나가지고 던진 화두를 깨치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방황하는 중생을 꾸준히 정진을 하라 하시며 나무라시는 것 같다.

깨달음에는 부처도 조사도 없다면서 법문을 마치신다.

 

법회를 마치고 108배를 드리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곡차를 한잔하며 담소를 나누고,

5시경 출발하여 8시가 조금 지나서 압구정에 도착이다.

 

하늘에 구름이 있으면 흐리고,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맑은 날인데,

그 하늘은 그대로 인데 구름이 오감에 따라서 맑은 하늘이 되고, 흐린 하늘이 된다.

사람은 병들고 늙고 죽으며, 부귀는 덧없고 빈천은 고통을 안겨다 줄 뿐이다.

진정한 초월의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

憂悲苦惱의 삶에서 담박(澹泊, 욕망을 버려 부귀에 뜻을 두지 않는데서

얻어지는 맑고 깨끗한 상태)을 깨우치고,

인생을 향한 깊은 관조와 달관 그리고

인생을 더 깊이 바라보는 중후함을 배우고 싶은 하루였다.

 

月在天中 달은 하늘에 있고

草長地上 풀은 지상에서 자라도다

-揭頌 혜정 큰스님-

 

露琋明朝更復落

내일 아침 이슬은 또 내리겠지만

人死一去何時歸

한번 떠난 사람은 돌아올 줄 모르네

生年不滿百

사는 해 백년을 채우지 못하건만

常懷千歲憂

언제나 천년근심 지니고 사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사바하...

素軒 합장

 

 

 

 

-법주사 혜정 큰스님-